험난함 속 희망 찾는 '검은 호랑이 해'…국격 한 단계 높일 기회

입력 2021-12-31 16:49   수정 2022-01-10 16:21


2022년 임인년(壬寅年)의 천간 임(壬)은 오행으로 양수(陽水), 색깔로는 검은색을 나타낸다. 새해가 검은 호랑이의 해인 이유다. 임(壬)은 아홉 번째 천간으로 하늘에서는 폭우나 폭설, 먹구름을 상징하고, 땅에서는 바다나 큰 강 및 호수를 나타낸다. 임수(壬水)는 금(金)이 추수한 것을 잘 간수해 다가올 봄을 준비하는 씨앗, 즉 만물의 태원(胎元)과 같은 기운이다. 임(壬)은 본래 사람이 임신한 모양이나 사람의 다리를 상형한 글자지만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지혜·이성·창조성이고, 다른 하나는 책임·부담·험난함이다. 이렇게 볼 때 새해에는 대선 후 새 정권이 쏟아낼 수많은 새로운 정책과 법규들이 국민을 혼란스럽고 심란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든다.

임수는 우주를 창조한 본체이자 생명의 근원으로서 항상 신선한 변화와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 또한 금기(金氣)를 새어 나가게 하고 목기(木氣)를 생장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구체화한다. 임인년은 천간 임수가 지지인 인목(寅木)을 생하여 식신(食神)이 되는 해다. 식신은 식록(食祿·먹을거리)을 주관하는 기운이다. 식복, 건강, 재능, 출산, 운동, 향락, 취미생활, 여유, 후덕함, 낙천주의, 말재주, 표현력, 홍보, 기술, 제조, 보수성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따라서 임인년에 국민은 식신의 마음을 갖게 된다. 이는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간단없이 자기 욕망과 능력을 과시하고 그것을 통해 물질적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기운이다. 그러므로 식신에게는 이념이나 정치적 문제보다는 의식주의 풍요함과 건강이 더 중요하고, 생산적이면서 실용성과 편리성을 추구하는 사업이 활기를 띨 것 같다. 예를 들면 건설업, 간편조리 식품업, 의약품, 건강식품, 배달업, 컨설팅 같은 업종이다. 이로 인해 새해 나라의 경제 사정은 예년보다 많이 호전되고 젊은이들의 취업률이나 바닥에 떨어진 출산율도 다소 증가할 수 있겠지만 서민들의 삶은 매우 팍팍해질 것 같다. 식신 기운은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출마자들의 비현실적이고 한탕주의 공약과 터무니없는 선심성 돈풀기 공약이 난무해 유권자의 눈을 멀게 할 가능성이 크다.

임인년 새해의 지지는 인목이다. 십이지지 가운데 세 번째인 인(寅)은 삼양(三陽)의 목으로서 옮김, 넓힘, 나루터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은 방위로는 동북방, 달로는 음력 1월, 시간으로는 새벽 3~5시, 주역의 괘로는 지천태(地天泰), 색깔로는 청색, 숫자로는 3, 성정으로는 분노, 소리로는 부르짖음 등을 표상한다. 인은 또한 만물이 생겨난 최초의 자리이자 화(火)의 장생지(長生地·새로운 에너지와 기운이 막 태어남)로 문명과 문화의 근원지가 되는 곳이다. 이렇게 보면 임인년에는 여러 분야에서 노벨상의 반열에 이름이 오르는 학자나 예술가들이 나올 수 있고, 한류 열풍 또한 지속되리라 예상된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寅(인)이라는 글자가 원래 ‘조심하다’ ‘공경하다’는 뜻을 가진 (인)자로부터 파생했다는 사실이다. 그 속에는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만들 때는 반드시 매사를 삼가고 두려워하며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임인년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왜곡된 지난 역사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가감 없이 정리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공정과 정의가 살아 숨쉬는 새로운 역사 말이다. 그런 점에서 3월 대선은 국운 번창 여부를 시험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아닐 수 없다. 대선에 대해 이토록 염려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올해가 식신의 해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살폈듯이 식신은 복록을 주관하는 길신(吉神)이지만 적극성과 결단력이 부족하고, 변덕이 심하며, 화려함과 쾌락을 추구하고 낙관주의에 잘 빠진다. 이뿐만 아니라 임인년은 외적으로는 식신의 해이면서 내적으로는 횡재, 도박성, 물욕, 색정,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음 등을 표상하는 편재(偏財)와 강제성, 고집, 권모술수, 무법자, 무자비함을 특징으로 하는 편관(偏官)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올해 치러지는 모든 선거에서 식신·편재·편관의 기운이 강력하게 작동한다면 유권자들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고, 건전한 비판의식이나 전문가적 식견 및 공익 추구의 정신은 실종될 수도 있다.

임인년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새 판을 짤 수 있는 복 받은 해다. 동시에 임인년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매사를 더 숙고하고 더 조심해야 하는 해다. 임인년이 길한 일만 생기는 해가 결단코 아니기 때문이다. 인(寅)은 평생을 분주하게 돌아다닌다는 역마살이나 지살(地殺), 절대 권력을 누린다는 천권성(天權星)과도 연관돼 있는 글자다. 게다가 인은 언제나 내적으로 신금(申金)을 끌어와 서로 충돌하려는 욕구가 무척 강한 인신충(寅申沖) 또는 역마충이다. 인신충은 지나친 활동력과 급진성, 서로를 용납하지 않는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므로 새해에는 대형 화재·폭발·교통사고, 군대·경찰과 관련된 범죄나 불미스러운 일들을 조심하고 방비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이 명리학적으로 병지(病地)에 놓이게 된다는 사실이다. 병지란 병들어 심신이 노쇠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올해 북한은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면에서 매우 어려운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 김정은의 건강 또한 견디기 힘든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어느 해이든 국가의 운은 대통령의 운과 직결된다.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운은 흉하다. 문 대통령이 이기심이 너무 강해 내편에는 후하고 다른 편에는 박정하기만 한 기운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내 편만을 챙기고 고집하는 ‘소승적 리더십’을 과감히 버리고 철저히 자신을 반성하며 덕을 닦고 실천하는 반신수덕(反身修德)의 대승적 노력이 필요하다. 주역에서 임인년은 위험과 고난을 상징하는 수산건(水山蹇)에 해당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수산건은 앞이 물(水)이고 뒤가 산(山)인 괘로서, 진퇴양난의 위험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와 방도에 관해 말하고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도 정도를 지키고 지혜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능히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융통성·공정성·겸손함을 본성으로 하는 임수(壬水)의 정신이고, 늘 곧게 서서 새로움을 펼치고 누구에게나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는 인목(寅木)의 특성이다.

새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본받고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덕목은 바로 이런 임수와 인목의 정신이 아닐까. 골이 깊을수록 산이 높듯이 임인년 새해는 험난함 속에서 희망을 찾고 만드는 해다.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반듯이 일으켜 세우고 국격을 한 차원 높이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무일 수밖에 없다.

송인창 대전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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